[소득 안늘고 집값 치솟아, 대출규 땐 매입 더 어려워…투기자와 같은 규제곤란, 자금출처·보유세 강화를 ] 

“서울에 내집을 가지려던 꿈을 접어야 할 것같아요. 소득이 늘지 않고 집값은 치솟는데 대출규제도 강화되니 방법이 없잖아요.”
　
정부가 소득에 기반한 대출한도 축소로 부동산시장 규제에 나서면서 중산층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온다.
　
21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3일부터 서울과 수도권 등 청약조정대상 지역으로 지정된 40곳에서 아파트를 마련할 경우 DTI(총부채상환비율)가 기존 60%에서 50%로 줄고 집단대출에도 적용된다.
　
DTI는 채무자가 소득으로 대출을 얼마나 잘 상환할 수 있는지를 판단해 대출한도를 정하는 것이다. 소득이 많은 사람 또는 많이 늘어날 사람은 대출한도가 늘고 소득이 적고 변동성이 큰 사람은 준다. DTI를 강화한 것은 1360조원 넘는 가계부채를 줄여나가기 위해서다.
　
빠르면 오는 8월에는 DTI보다 더 깐깐하게 대출자의 상환능력을 점검하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안도 마련될 전망이다.
　
DSR는 마이너스통장과 카드론 등 모든 대출원리금 상환액을 고려해 대출한도를 정한다. 이에 DTI보다 한도가 더 줄어든다.
　
하지만 대기업 등에 종사하는 중산층에 대한 고려 없이 지역별로 DTI를 일괄조정한 것은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과 강남지역에 집을 사려 한다고 부유한 투기세력과 같은 선상에서 규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서울지역의 아파트는 평균가격이 6억원 넘고 대기업이 밀집한 광화문, 여의도, 강남 등과 가까운 곳의 집값이 10억원대임을 감안하면 DTI가 줄어들면 사실상 매입이 어렵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16년 소득분배지표'에 따르면 한국 중산층은 전체 인구에서 약 65.7%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모 증권사의 직장인 대상의 설문조사에서 중산층은 예금잔액 1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월급여 500만원 이상에 중형차를 보유한 사람들을 일컫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서민보다 부유한 것은 사실이지만 서울지역 부동산과 강남지역 재건축·재개발 시장을 주도하는 부유층과 보유자산 규모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다.
　
한 대기업 회사원은 “회사 출퇴근이 가까운 서울에 집 한 채 장만하려는 중산층과 부유한 투기세력을 같은 기준으로 규제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집을 여러 채 보유한 부유층의 투기자금 출처에 대한 조사를 철저히 하고 종합부동산세 및 임대소득세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서울 강남에 살기 위해선 부유한 집안에 태어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을 것”이라며 “대기업에 다닌다 해도 월급쟁이로는 불가능해 보인다”고 푸념했다.